기상청 "기록 깨질 가능성"

(홍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018년 8월 1일 오후 4시 낮 최고기온 41도."

대한민국 폭염의 새 역사를 쓰며 '홍프리카'라는 별명을 새로 얻은 홍천이 2일 오전부터 30도를 훌쩍 넘는 기온을 보여 피서객과 주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6분 홍천 기온은 33.8도로 전날 같은 시간보다 0.2도 더 높았다.

오전부터 더위가 고개를 들자 팔봉산 유원지를 찾은 피서객들은 쉽게 강 속으로 향하지 못했다.

내리쬐는 뙤약볕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강물보다는 근처 나무 그늘이나 텐트에서 쉬는 피서객들이 많았다.

몇몇 피서객은 텐트 속 더위도 참지 못해 에어컨을 틀어놓은 차 안에서 몸을 뉘었다.

엄마 손을 잡고 강물에 발을 담근 어린이는 금세 더위를 참지 못하고 나가자고 칭얼거렸다.

일산에서 가족과 함께 피서를 온 이형재(38)씨는 "어제 오후는 너무 더위서 못 견딜 정도였는데 밤에는 그나마 시원했다"며 "이번 휴가를 통해 강원도 더위를 제대로 느꼈다"고 말했다.

홍천 번화가도 더위에 활기를 잃었다.

시외버스터미널과 중앙시장 근처 인도는 보행자를 찾기 힘들었고,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놓은 카페들도 텅텅 비었다.

트럭 위에 수박과 포도를 쌓아놓은 상인들은 확성기를 내려놓은 채 연신 냉수를 들이켰다.

평소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순댓국집은 손님 서너 명을 겨우 맞았지만, 국숫집을 가득 메운 손님들은 시원한 국물을 들이켜며 더위를 쫓았다.

시장 안은 형편이 더욱 나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쐬지 못하는 상인들은 훗훗한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 앞에서 부채질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후텁지근한 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찾기 힘들었다.

홍총떡, 올챙이 국수, 잣 콩국수 등 향토음식을 파는 상가들은 가마솥 불을 끄고 더위를 견디지만 좀처럼 장사할 맛이 나지 않는다.

시장 안에서 3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춘옥(75)씨는 "어제는 더워도 너무 더워서 손님 발길이 뚝 끊어졌다"며 "찜통 같은 시장 안에서 누가 밥을 먹고 싶겠냐"며 볼멘소리로 답했다.

생선가게는 혹시라도 더위에 상할까 봐 생선을 좌판에 깔지 않고 냉장고 속에 보관하기도 했다.

시장 인근에서 주차관리를 하는 최모(69)씨는 "아침에 얼린 생수를 들고나와도 금방 녹아버려 더위를 참기 힘들다"며 "오늘은 더 덥다고 하는데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기상청은 대기 상층부터 고기압이 여전히 힘을 떨치고 있고 일사도 강해 홍천 지역이 전날과 같이 무더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동풍과 푄현상의 영향으로 백두대간을 넘은 고온 건조한 공기가 분지 지형에 갇히는 열섬 효과가 계속돼 역대 최고기온인 41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후 1시 12분 홍천 기온은 37.6도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0.4도 높은 수치다.

영월은 오후 12시 23분 39.2도까지 치솟았다. 이날 국내 역대 최고 더위를 어디서 기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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