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서울에 산다’ 방송 캡처

[서울=RNX뉴스] 주예은 기자 = TBS 특집다큐 ‘서울에 산다’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아름다운 서울을 되돌아 추억하며 안방극장에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버라이어티 휴먼 음악 다큐멘터리 TBS ‘서울에 산다’는 배우, 가수, 방송인에서 일반 시민, 외국인까지 시민 36명이 들려주는 ‘나의 서울’ ‘우리들의 서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지난 17일 방송된 ‘서울에 산다’는 ‘아직도,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에서 쉼 없이 달려온 우리네 삶과 인생을 담아내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국 전쟁을 끝내고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인사동에 위치한 고서점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운영하던 서점을 인수해 오랫동안 서울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소공동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명장은 양복을 입기를 권장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양복을 입지 못하면 관공서에 가지도 못했다. 항상 바빴다”고 과거를 추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서울의 중심 명동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장소였다. 방송인 이상벽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명동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국악, 트로트, 가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우리나라 가수가 무대를 섰던 ‘관광열차’부터 샤보이 호텔, 챔피온 다방까지 새로운 문화를 이끌었던 명동의 장소를 회상했다. 또한 명동은 그 시절 대중문화가 자리한 곳이기도 했다. 배우 이순재는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했던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우리 동료들은 자생적이지만 철저히 공부했다. 각자의 개성들을 가지고 자신들의 연기를 했다”며 굳은 신념과 긍지를 밝혀 보는 이들까지 감동케 했다. 또한 배우 추상미는 아버지이자 대한민국 연극계의 대부 故 추송웅과 그가 활동한 삼일로 창고극장의 추억을 전하며 아버지를 회상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다.

동대문 시장은 한국 전쟁 이후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과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이주민들이 자리를 잡게 돼 성장한 곳이었다. 디자이너 황재근은 원단이나 재료를 사는 동대문 종합시장부터 생산품을 파는 평화시장, 청평화시장까지 설명하며 “내가 늘상 오는 곳이다. 이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밝혔다. 또한 동대문은 배달맨이었던 최범석을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그는 “동대문 시장은 학교이자 생활터이자 고향 같은 곳이다. 모든 것이 모여있기에 배울 것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전 축구해설위원 신문선은 우리나라 스포츠산업의 첫걸음 뗀 곳이 동대문의 스포츠 콤플렉스라고 전하며 “동대문 운동장은 서울을 상징하는 건축물이자 문화의 발전소”였다고 전했다.

또한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큰 감동을 안겼다. 16살에 서울에 상경한 순천 소녀는 지금은 재봉 회사의 번듯한 사장이 됐다. 그는 “날 새고 아침까지 일했다. 예전에 잠을 안 자게 해주는 약을 먹고 거의 30시간을 일하기도 했다”며 과거를 추억하며 웃었다. 텐테이블 전문가가 된 어느 사장은 밤잠 안 자고 15년 간을 일에 올인해 서울에서의 성공을 이뤘다. 또한 강북구 삼양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노모는 “서울은 내 삶의 터전이고, 내 꿈도 이루게 해준 곳이다. 집 사는 게 꿈이었다. 땅 사서 내 집을 지었다”며 행복하게 웃음 지었다. “열심히 살아서 내 꿈을 이뤘어요”라고 함박 웃음 짓는 그의 모습이 보는 이들까지 따스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강남에 사는 강남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특히 ‘강남 대치동 토박이’ 임을 밝힌 돈 스파이크는 강남 교육열로 인해 초등학교만 세 번을 옮겨 다녔다고 말해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더욱이 이어 “예체능은 상위 1%였지만 반에서는 30등, 내신은 9등급”이었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처럼 이날 ‘서울에 산다’에서는 종로구 인사동, 창신동부터 중구 소공동, 다동, 명동, 동대문, 강남 등 서울의 곳곳을 다니고 추억하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구슬땀 맺힌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담아내며 깊은 울림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서울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이뤄낸 시민들의 삶이 얼마나 특별한지 다시금 깨닫게 했다.

이에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의 서울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시절은 참 낭만적이었다”, “이순재 선생님이 들려주는 명동 연극 시절 이야기가 참 좋네요. 열심히 하셨던 분들”, “서울에 상경해 밤낮 없이 열심히 일했던 그 모습이 아름답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버라이어티 휴먼 음악 다큐멘터리 tbs ‘서울에 산다’는 오늘(18일) 밤 10시 30분에 2부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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