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적인 3대 테너 중 하나로 꼽히는 플라시도 도밍고(78)가 지난 수십 년간 여성들을 성추행했다는 '미투' 폭로가 나왔다.

현지시각으로 13일 AP 통신은 여성 오페라 가수 8명과 무용수 1명 등 총 9명이 플라시도 도밍고로부터 수년간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피해 여성들은 도밍고의 성추행은 오페라계에서 오래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도밍고가 레슨과 배역 등을 제안하며 자신의 집이나 극장으로 불러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강요했다고도 진술했다.

이들은 "어떻게 신에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라며 음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도밍고의 강요를 뿌리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도밍고의 연락이나 신체 접촉을 거부한 여성은 그 후로 배역을 제안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도밍고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도밍고는 "매우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그릇된 것들이다"라며 "평생 동안 나의 행동은 상대방의 환영을 받았고 상호 동의 아래 이뤄졌다. 그러나 오늘날의 규정과 기준은 과거와 매우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50년 넘게 오페라계에서 활동하며 축복받은 삶을 이어왔다"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수준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밍고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자 주요 공연단체들은 그의 공연을 취소하거나 진상 조사에 나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이번 의혹이 보도되자 오는 9월과 10월에 각각 예정된 도밍고의 공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오는 31일 예정된 오페라 <루이자 밀러>에 예정대로 도밍고가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 시점에서 그의 출연을 되돌리는 것은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