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한 공중화장실의 정화조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여고생이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오전 3시 40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회센터 화장실에서 A(19) 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A 양이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자 친구 B(19) 양이 뒤따라 들어갔다가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A 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과 관할구청이 사고 현장을 확인했을 때 화장실에서 황화수소가 기준치 이상 측정됐다.

황화수소는 수소의 황화물로 악취를 가진 무색의 유독한 기체이다.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무색의 맹독성 물질로, 흡입하면 구토나 어지러움, 호흡곤란과 메스꺼움 같은 증세를 유발한다.

독성이 매우 강해 고농도 가스를 많이 흡입하면 세포의 내부 호흡이 정지돼 중추신경이 마비되고 실신하거나 질식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황화수소는 하수·폐수처리장, 쓰레기장, 정화조 등에서 화학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정화조에 있는 황화수소를 분해하기 위해 매일 오전 3~4시께 기계가 자동으로 작동하는데 황화수소 일부가 하수구를 통해 화장실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국입과학수사연구원에 황화수소 수치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구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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