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한때 로또 1등에 당첨돼 19억 원이라는 거액을 손에 쥐었던 30대 남성이 8개월 만에 돈을 모두 탕진하고 절도범으로 전락해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부산 연제 경찰서는 상습 절도 등의 혐의로 A(39)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7월 23일 오후 12시 25분쯤 부산 연제구 한 주점에서 업주와 친분이 있다며 "아는 형님이 단체 예약할 건데 선불금을 받아오라"라고 종업원을 속여 밖으로 내보낸 뒤 400여만 원의 귀금속을 훔치는 등 부산·대구 지역 식당 16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3천600만 원어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 폐쇄 회로(CC)TV로 범인 행적을 좇던 중 A 씨가 택시를 타고 도주하며 택시 기사에게 "예전에 경남 지역에서 살면서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라고 자랑한 사실을 확인해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검색해 실제 당첨자인 A 씨를 확인했다.

경찰은 A 씨가 13년 전인 2006년 20대 중반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되며 무려 19억 원을 손에 쥔 것을 확인해 A 씨를 범인인 것으로 특정하고 뒤를 쫓아 검거했다.

A 씨는 로또에 당첨됐을 당시에도 절도 행각으로 경찰에 수배 중이었으나 우연히 산 로또가 당첨돼 세금을 제하고도 14억 원가량이 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복권 당첨 이후 가족들에게 돈을 쓰며 새 인생을 사는 듯했으나 얼마 안 돼서 도박과 유흥에 빠져 돈을 탕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1년도 안 돼 모든 돈을 탕진한 A 씨는 다시 좀도둑으로 전락해 10여 년 동안 경남과 대구 등지에서 절도 등 범행을 벌이며 수차례 구속과 석방을 반복했다.

부산 연제 경찰서는 A 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한 뒤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로또 당첨이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었는데 순식간에 돈을 탕진하고 다시 좀도둑으로 돌아간 A씨의 행동이 안타깝다"면서 "이번에 처벌받고 나오면 부디 새사람이 됐으면 한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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