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1980년대 고위 관료와 부유층의 집을 털어 훔친 돈 일부를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 ‘대도(大盜)’라 불렸던  조세형이 81세의 나이에 특수절도 혐의로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엔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현금 6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다. 조씨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건 이번이 16번째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 1층 빈집의 방범창을 뜯어내고 들어가 저금통을 훔친 혐의로 조씨를 붙잡아 11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씨가 훔친 돈은 비록 몇만 원에 불과했지만 경찰은 조씨가 상습범인 점을 감안해 구속했다.

지난 2015년 9월 수감생활을 마친 지 5개월 만에 장물 거래를 하다 붙잡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조 씨는 여든 살이 되던 지난해 만기복역 출소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먹고 살기 위해 돈을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이외에도 다른 지역에서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있어 훔친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씨는 과거 1970년~1980년대 드라이버 하나로 유력인사 집에 몰래 들어가 하룻밤 사이 수십 캐럿의 보석과 거액의 현찰을 훔치는 등 대담한 절도 행각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조씨는 훔친 돈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 현대판 홍길동으로 불린 바 있다.

1982년 체포된 조씨는 이듬해 4월 결심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수감되기 직전 수갑을 풀고 도주했으나 탈주 닷새 만에 붙잡혀 청송교도소 독방에서 15년을 복역했다.

이후 조씨는 출소 후 종교에 귀의하며 선교 활동을 시작했고 전문성을 살려 경비업체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새로운 삶을 사는 듯 했다.

그러나 2001년 선교 활동을 위해 방문한 일본에서 다시 절도행각을 벌이다 붙잡혔다. 이후 2005년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집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고 2010년 장물알선 혐의로 검거돼 징역 2년을 복역했다. 2013년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라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자 현장에서 붙잡혔다. 2015년 출소 5개월 만에 용산의 고급빌라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다 또다시 붙잡혀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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