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환 코치 "소속팀서 많이 못 뛰어 소집 당시는 90분 뛸 체력 안 돼"
"강한 의지로 체력훈련 소화…1차전과 8강전 후 비교해 체력 떨어진 정도 적어"

(루블린[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축구의 미래들이 강행군 속에서도 명승부를 펼치며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90분을 뛸 만한 몸 상태도 아니었던 이강인(18·발렌시아)도 버티고 버티며 마지막까지 힘을 보탠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2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우리나라는 8강에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멕시코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했다.

이제 에콰도르만 꺾으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진출을 이룬다.

다만, 선수들의 체력이 걱정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25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세네갈과의 8강전까지 현지시간으로 15일 동안 무려 5경기를 치렀다. 세네갈전은 연장 120분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끌고갔다. 이 사이 버스로 7∼9시간이 걸린 장거리 이동을 두 차례나 했다.

대표팀 막내 이강인도 지쳐간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8강전까지 다섯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세 경기는 풀타임을 뛰었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는 연장 전반 추가시간에 교체되는 등 체력소모가 컸다.

우리나라가 1-0으로 승리한 일본과의 16강전이 끝난 뒤 이강인은 "몸이 갈수록 힘든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이 뛴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어렸을 때는 많이 그랬지만 최근에는 없다. 체력이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오성환 대표팀 피지컬 코치가 데이터로 확인한 현재 이강인의 체력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11일 오전 루블린 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대표팀이 훈련하기 전 만난 오 코치는 "이강인은 첫 경기와 다섯 번째 경기 후를 비교해 체력이 떨어진 정도가 아주 적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강인은 스프린트를 많이 하는 유형이 아니라 짧은 거리를 폭발적으로 뛰는 유형인데 그쪽 데이터를 봤을 때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에콰도르전도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코치는 이강인이 대표팀 합류 후 힘든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묵묵히 소화한 점을 강조했다.

이강인은 지난 4월 23일 파주NFC에 처음 합류했을 때, 젖산 테스트라고 하는 혈액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오 코치는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소속팀 경기를 많이 못 뛴 상태에서 와서 당시에는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의지가 강한 선수여서 파주에서 여기까지 와서 진행한 훈련 프로그램을 모두 잘 따라줬다. 지금은 몸상태가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오 코치는 "뒤로 가면 (체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그걸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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