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더 많이 볼 전시·체험공간"…서울 '시민센터'와 역할 다를 듯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서울 노무현시민센터가 시민들이 모이는 공간이자 프로그램이 주 내용이라면 봉하마을 노무현대통령기념관은 대통령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전시와 시민체험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서울에서 노무현시민센터 건립계획이 공개됐고, 김해 봉하마을에선 '노무현대통령기념관'(가칭 김해시민문화체험전시관)이 착공됐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 짓는 대통령기념관은 아직 정식 이름과 무슨 내용을 담을지 정해지지 않았다.

노무현재단은 10주기 추도식 등 바쁜 일을 마무리하고 나면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기념관 안 전시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봉하마을 대통령기념관은 대통령 서거 후 8년간 운영되다 지난해 9월 문을 닫고 철거한 '대통령 추모의 집'에 있던 노 전 대통령 사진, 기록, 영상을 포함해 생전에 사용하던 물품 등이 다시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추모의 집은 노 전 대통령 연보와 사진을 기본으로 출생에서 서거까지 자료를 보여줬다.

그런데 가건물 형태여서 습도나 온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보관상 문제로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하던 물품은 극히 일부만 전시됐다.

탄핵 기간 관저에서 입었던 한복, 개방된 인왕산에서 입었던 등산복, 봉하 귀향 후 입었던 작업복, 자전거, 함양에서 탔던 풀썰매, 대선기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모았던 '희망 돼지' 저금통 등이었다.

대통령기념관 공사를 진행하는 김해시는 전시관의 경우 현대사 체험, 80년대 민주화 체험, 시민참여문화 체험, 국정 체험, 봉하뜰 체험, 김해 유명인물 체험실, 도서관 등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8천92㎡ 터에 들어설 기념관은 지상 2층 3천744㎡ 규모 체험전시관과 편의시설, 만남의 광장 등으로 이뤄진다.

사업비는 공사비 100억원과 보상비 25억원을 포함해 모두 138억원이 들어간다.

지장물 보상을 두고 2016년부터 소유주들과 수십 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합의가 잘되지 않아 사업이 늦어졌다.

철거 대상 건물 소유주가 주민들인 데다 사업 성격도 고려해 김해시와 노무현재단 측은 사업을 늦추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는 대통령기념관이 내년 5월께 준공되면 봉하마을을 중심으로 연간 70만∼100만 명이 찾는 관광객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시티투어 코스에 봉하마을에다 지난해 5월부터 공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추가한 바 있다.

서울 노무현시민센터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비 30% 지원을 받아 건립되는 시설이라면 봉하마을 대통령기념관은 국·도비 지원을 받아 건립되는 관광시설로 볼 수 있다.

봉하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거리 안내판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방문객들에게 대통령기념관을 설명하는 내용이 있다.

"제가 이용하던 물품과 사진, 기록, 영상 등을 전시하던 추모의 집은 2018년 9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습니다…대통령 노무현도 좋지만 고민하고 노력했던 한 시민이자, 우리 아이들의 더 살기 좋은 세상을 꿈꿨던 한 사람이 있었다는 걸 잠시나마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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