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홀드 채우면 KBO리그 역대 2번째 150홀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권혁(36·두산 베어스)은 "내가 홈런만 맞지 않으면 '야수들이 잡아주겠지'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촘촘한 수비망을 구축한 두산에서 뛰는 덕이다.

권혁은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에서도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두산에서도 그렇다"며 "등판할 때나, 더그아웃에 있을 때나 두산 야수진의 수비를 감탄하면서 본다"고 했다.

두산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권혁을 신뢰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중요한 순간, 상대 좌타자를 막을 확실한 카드가 생겼다. 권혁이 아직 예전 구위를 100% 회복하지 않았는데도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1일 1군에 합류한 권혁은 7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소화하며 5안타 2실점 했다. 시즌 성적은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60이다.

김 감독은 "기온이 조금 더 오르고, 경기 감각을 더 찾으면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구속도 더 올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혁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2㎞다. 두산은 권혁의 평균 구속이 시속 2∼3㎞는 더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현재 구속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192㎝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와 간간이 섞는 슬라이더, 커브는 꽤 위력적이다.

새 소속팀 적응도 마쳤다.

다소 무뚝뚝한 성격인 권혁은 "유희관, 이현호 등 후배들이 먼저 다가와 줬다. 2군에서 정규시즌을 시작한 덕에 젊은 투수들과도 인연을 맺었다"며 "이곳에서 몇 년을 뛴 것 같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권혁은 지난겨울 한화와 순조롭게 연봉 협상을 했으나, 자신이 2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한 뒤 팀에 방출을 요청했다.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한화에서는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한화는 고심 끝에 권혁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권혁이 2월 1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되자 복수의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한 두산이 2월 3일 권혁과 계약했다.

권혁은 올 시즌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1월 31일 이후 계약해 '육성선수' 신분으로 2019시즌을 시작했다.

육성선수는 규정상 5월 1일부터 1군 무대에 설 수 있다.

김 감독은 5월 1일이 되자, 권혁을 1군으로 불렀다.

권혁은 "나는 준비 기간을 한 달 이상 더 얻은 것"이라며 "벌써 프로 17년 차다. 그런데 올해는 어느 해보다 몸 상태가 좋다"고 했다.

두산에 빠르게 적응한 덕에 대기록 달성도 눈앞에 뒀다.

권혁은 2홀드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두 번째(안지만 177홀드)로 150홀드를 채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