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천만원짜리 포르쉐 차주, 사고당한 범퍼 10개월째 수리 못 받아
"적절한 안내도 부족" 분통…최근 수입차 불만·피해 구제 신청 급증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고급 수입차 브랜드 포르쉐 수리가 부품 공급 부족으로 수개월씩 지연돼 차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5일 포르쉐코리아와 차주 A씨 등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9월 포르쉐 파나메라를 샀다.

포르쉐 파나메라는 차량 가격이 1억5천만가량 하는 고급 차종이다.

A씨는 2018년 7월께 신호대기 중 뒤차가 파나메라 뒤 범퍼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부산 해운대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켰고 2∼3달이면 수리가 완료된다는 이야기를 센터 측으로부터 들었다.

하지만 센터 측이 약속한 2∼3달이 지났어도 차량 수리가 완료됐다는 연락은 없었다.

A씨는 센터 측에 언제쯤 수리가 완료되는지 문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다.

사고가 난 지 6개월 만에 포르쉐코리아 측은 "해외 공장 이전 문제 때문에 부품 수급이 지연돼 수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3월에 공장 이전이 완료돼 부품이 수급되면 곧 수리가 완료될 예정이다"라고 A씨에게 알려왔다.

하지만 A씨는 수리를 맡긴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제 수리가 완료되는지 수리 지연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려 이 사실을 알렸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애초에 수리가 오래 걸린다고 했으면 보험 해지 등을 했을 텐데 수리가 계속 연기돼 1년 치 보험료를 날려버린 상황이다"며 "수입차라서 수리가 지연될 수도 있는 문제지만 기간 연기에 대해서 명확한 이유나 적절한 대응이 없이 기다리라고만 하는 포르쉐 측도 대응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포르쉐 측은 사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파나메라보다 출력이 낮은 비슷한 유형 차종으로 대차를 지급했다.

포르쉐 파나메라 차량 이용자 중 부품 부족으로 수리 지연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은 A씨뿐만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포르쉐 한 서비스센터에만 트렁크 쪽 부품 부족 문제로 6∼7대 파나메라 차량이 수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는 A씨뿐만 아니라 수입차 수리 지연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 6개월간(2013년 1월∼2018년 6월) 수입차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총 1천410건 접수됐다.

같은 기간 국산 차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천945건이다.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가운데 수입차 비율이 지난해 기준 8.4%(국토교통부 자료)인 점에 비췄을 때 등록 대수 대비 수입차 관련 소비자피해가 국산 차보다 월등하게 높은 셈이다.

대부분 수입차 업체는 비용 발생을 이유로 재고를 확보해두지 않는다.

필요할 때만 부품을 해외에서 주문하고 있어 사고가 나거나 차량이 고장 났을 때 부품 수급에 상당한 기간이 걸려 이용자들 피해 신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입차 제조사가 부품을 보유하지 않아 수리가 지연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규정도 민사소송밖에 없다. 따라서 사실상 소비자는 무작정 기다려야만 한다.

포르쉐코리아 측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변수로 인해 부품 수급이 지연돼 고객에게 불편하게 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대차를 지급했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