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별세 등으로 기일 변경…직접 입장 밝힐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나란히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이날 오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의 첫 공판 기일을 연다.

이씨와 조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6명, 조씨는 5명의 가사도우미를 각각 불법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재판은 애초 3월 시작 예정이었으나 조 회장 별세 등을 이유로 변호인이 기일 변경을 신청하면서 두차례 연기됐다.

이날 재판은 정식 절차인 만큼 모녀 모두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첫 재판에서는 검찰 측이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피고인 측은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밝힌다.

불법 가사도우미 고용 혐의를 두고 두 사람이 법정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다.

검찰은 대한항공이 이씨와 조씨의 지시를 받아 필리핀 지점을 통해 가사도우미를 선발한 뒤 대한항공 소속 현지 우수직원으로서 본사의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한다고 꾸며 일반 연수생(D-4)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와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경우로 제한된다.

검찰은 두 사람을 재판에 넘기면서 불법 고용을 주도한 이씨는 불구속기소 하고, 조씨는 벌금 1천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대한항공 법인도 벌금 3천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그러나 조씨와 대한항공 법인에 대해서도 정식재판에서 유무죄를 따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공판 절차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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