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은경 기자 = 지난달 20일 정부 조사단은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인재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포항 시민들은 피해보상은 물론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분노를 터뜨렸고 들끓는 포항 민심은 한 달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하 4km 이상 깊이의 구멍을 뚫고 고압의 물을 주입해 지열로 발전하던 포항시 흥해읍 지열발전소 현장. 정부 조사단의 공식발표 이후, 포항 지열발전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면서 폐자재들만 남아있었다.

학계에선 이미 정부 발표 전부터 포항 지진이 지열 발전으로 인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현장에서 만난 김광희 교수(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는 연구했던 자료들을 언급하며 “2016년 말부터 시추공에 물을 강제 주입해 시운전할 때마다 총 63차례나 지진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두 차례는 규모 2가 넘었지만,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포항시 북구 육거리에서 열린 11·15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에 시민 3만여 명이 참석해 피해보상은 물론 책임자 처벌 요구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가를 상대로 한 포항 지진 피해보상 집단 소송을 추진 중인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엔 오전부터 시민들이 방문해 소송 관련 설명을 듣고 소송을 신청했다. 지금까지 접수된 소송 원고 인원만 만 명이 넘었다. 정부가 추산한 물질적 피해액 551억 원과 정신적 피해까지 감안하면 천문학적 배상 소송이 될 전망이다.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1년 5개월.

이재민 숙소가 있는 포항 흥해 체육관엔 여전히 40여 명의 이재민이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포항 지진이 인재로 공식 인정되면서 ‘특별법이다’, ‘피해보상이다’ 말은 많지만 집을 잃고 텐트 삶을 이어가는 이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내 집에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는 재해 아닌 인재로 결론 난 포항 지진 지열발전소 현장을 찾아 원인을 짚어보고 포항 시민들의 들끓는 민심과 1년 반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그들의 고단한 삶을 취재했다.

◆ '은둔형 외톨이’의 외출기

‘히키코모리’란 199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신조어로 ‘틀어박히다’라는 일본어에서 유래됐다. 세상과 거의 교류하지 않으며 6개월 이상 자택에서 지내는 사람들.

우리말로는 ‘은둔형 외톨이’로 번역된다.

취재진은 한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단체 생활 공간을 찾았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모두 과거에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함께 식당을 운영해 나가고 있었다.

그들이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 전체가 새로운 사회화의 장이 된 것이다.

취재진이 만난 여러 사례자는 공통으로 외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은둔형 외톨이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조차 없고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또한, 은둔형 외톨이를 ‘반사회적인 사람’이라고 여기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그들을 쉽게 범죄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한 전문가는 은둔형 외톨이는 ‘마음이 깨진 사람, 상처받은 사람’이라고 설명하며 은둔형 외톨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관점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안에 갇힌 사람들. 그들이 안전하게 사회로 돌아올 방법은 없을까.

<뉴스토리>에서 ‘은둔형 외톨이’ 삶을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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