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바흐, 라흐마니노프, 포레, 생상스, 프레디 머큐리 작품 등 총 10곡 담겨

[서울=RNX뉴스] 임윤수 기자 =따뜻한 음색, 폭발적인 연주력으로 청중을 매료시키고 있는 첼리스트 홍지연(1979~)이 첫 음반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소니 클래식 레이블로 출시했다. 첼로 연주작품으로는 세계 최초로 그룹 퀸의 명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와 가수 나미가 부른 슬픈인연(원곡 키즈나)을 담았다.

예일대 음대 석사, 최고 연주자 과정, 뉴저지 주립대 박사 졸업 후 지난 9년 간 독주회와 실내악 연주회 등 수많은 경험과 기량을 쌓아 내놓은 데뷔앨범이다.

홍지연은 “평범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굴곡진 인생의 순간들이 저마다 위대한 예술가들이 생의 한 가운데 적은 음악의 자취로 남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오펜바흐처럼 완전히 잊혀져 있다 발굴되거나, 마흔 여덟개 피아노 연작에 이은 마지막 49번째는 첼로를 위한 작품으로 맺는 멘델스존, 가장 찬란했던 포레의 청춘 시절이 있다. 아름다운 시골마을을 여행 중인 생상스가 스치는 반면, 라흐마니노프가 실패 끝에 끝내 다시 일어선다. 쇼팽의 경우에는 일생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기도 한다.

앨범 첫 곡은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오펜바흐(Offenbach, 1819~1880)의 자클린의 눈물(Les Larmes de Jacqueline, Op.76 No.2)이다. 몸이 굳어가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연인과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다 죽어간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 그를 기리기 위해 오펜바흐의 작품을 발굴해 연주한 첼리스트 베르너 토마스가 이 비운의 첼리스트의 이름을 곡명으로 붙였다.

동물의 사육제 중 13번 백조(Le Cygne from Le Carnaval des Animaux)는 생상스(Saint-Saens, 1835~1921)의)가 연주여행 중 오스트리아 어느 시골 사육제 행렬에서 영감을 얻었다. 피아노라는 호수 위를 우아하게 헤엄처 가는 백조가 첼로다.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 1873~1943)의 보칼리제(Vocalise, Op.34 No.14)는 13곡까지는 가사가 있는 반면 마지막 곡인 14번은 모음으로만 된 가창이다. 노랫말이 없는 노래는 사람 목소리를 첼로라는 악기가 대신한다.

소나타 g단조(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G minor, Op.65 III. Largo)는 쇼팽(Chopin, 1810~1849)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다. 첼리스트 오귀스트 프랑숌에게 헌정된 초연이 쇼팽이 대중 앞에 선 마지막 무대라고 전해진다.

이밖에도 포레(Faure, 1845-1924)의 꿈꾼 후에(Apres un reve, Op.7 No.1)는 그가 스무살에 만든 곡으로 꿈에서만 가능하고 현실로 이루어지는 이룰 수 없는 슬픈 사랑을 그렸다고 한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단조(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G minor, Op.19 III. Andante) 또한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 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다. 교향곡1번의 처절한 실패 후 심각한 우울증을 극복하며 발표한 작품이다.

49개의 무언가 중 피아노를 위한 48곡 그 다음인 49번째인 마지막 유일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무언가(Lied ohne Worte Op.109)는 죽음을 앞둔 멘델스존(1809~1847, Mendelssohn) 최후의 작품이다.

스페인 첼리스트이며 작곡가 카사도(Cassado, 1897~1966)의 사랑의 속삭임(Requiebros)은 스승인 파블로 카잘스(Casals)를 향한 존경의 헌사다.

가수 나미의 슬픈인연으로 잘 알려진 원곡으로 일본의 작곡가이며 가수, 배우이기도 한 우자키 류도의 키즈나(きずな, 끊을 수 없는 인연)는 첼로의 무언가로 화답하는 의미를 담았다.

끝으로 프레디 머큐리 명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는 앞의 여덟 곡과 별개로 사십대를 맞이하는 홍지연 자신이 남은 인생을 첼로라는 악기에 다 바치는 극진한 사랑이 담긴 헌정과도 같다.

두 곡 다 첼로음악으로는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앨범 녹음 장소로 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며 6일간에 걸쳐 스튜디오가 아닌 자연스러운 잔향이 그대로 담긴 홀 레코딩으로 서초동 모차르트홀을 택했다. 레코딩 전체 지휘 역할인 음반 프로듀서도 홍지연이다.

첼리스트 홍지연은 현재 콰르토 이화 멤버로 활동 중이며 목원대, 나사렛대, 남예종영재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 <쇼팽 첼로 소나타에 관하여>를 시작으로 귀국 후 <청소년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인식도 조사연구>, <음악대학생들의 전공별 전공 선택 동기, 전공 만족도, 진로 성숙도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 음악교육연구에 출판했다. 음악교육학 분야의 학구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피아노에는 이재완, 정애경(편곡, 트렉 9, 10번)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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