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1년간 지속해 시정 요청…"손기정의 꿈 회복한 것"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의 이름을 일본식 이름인 'Kitei Son'(기테이 손)으로 표기하던 구글이 마침내 한국이름으로 바로잡았다고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3일 전했다.

현재 구글 영문 사이트에서 'Sohn Kee-chung' 또는 'Kitei Son'을 검색하면 결과 첫 화면에 나오는 지식 그래프에 모두 'Sohn Kee-chung'으로 뜬다.

구글은 지난 2012년부터 사용자가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화면 오른쪽에 직접 수집한 정보를 백과사전 형태로 보여주는 '지식 그래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그래프는 세계 최대규모인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등의 자료와 자체 정보를 취합해 구글이 편집한다.

반크는 지난해 4월 25일 이 그래프에서 손기정 선수의 이름이 'Kitei Son'으로 표기된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구글은 한국어 검색에서는 '손기정'으로 올바로 표기했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문 사이트에서는 'Kitei Son'으로 소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반크는 구글을 대상으로 'Kitei Son'을 'Sohn Kee-chung'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지속해서 보내는 한편 구글코리아에 전화를 걸어 시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구글이 이를 바로잡지 않는 것은 일본 제국주의를 경험한 한국인의 정서와 감정을 모독하는 것이기에 반드시 고쳐달라고 1년여 동안 요구했다"며 "마침내 손기정의 이름을 찾게 돼 다행이며, 이는 세계인들에게 한국인으로, 한국이름으로 기억되고자 했던 손기정의 꿈을 회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크는 이번 성과를 지렛대 삼아 세계적인 포털사이트, 세계사 교과서, 백과사전 등을 대상으로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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