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주예은 기자 = 고현정이 결이 다른 연기로 전무후무한 악역 캐릭터를 완성해내고 있다.

 

매주 월, 화요일 밤 시청자들의 정의감을 불어넣는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연출 한상우/ 제작 UFO프로덕션/ 이하 ‘조들호2’)에서 고현정(이자경 역)은 살인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적인 면모와 처절한 삶을 살아온 시대의 피해자의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포와 연민을 동시에 자아내는 이자경(고현정 분) 캐릭터의 힘은 기민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고현정의 연기 내공에서 비롯된 것. 이에 안방극장을 압도했던 명장면들을 정리해봤다.

 

▶ 13회 주종관계의 균열!

국일 리조트 비리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이자경은 국일그룹의 비리를 덮어주었던 담당 검사의 사뭇 달라진 태도를 포착, 표정을 일그러트린다. 주종 관계로 맺어진 이들의 관계가 수틀리기 시작했음을 직감한 것. 고현정은 기가 막힌 듯 검사의 면면을 주시하면서 분노가 차오르는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했는데 이전 대산복지원 복수를 행할 때와는 결이 다른 싸늘함을 안겨 흥미진진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 18회 국현일(변희봉 분)을 향한 마지막 인사 그리고 눈물!

국일그룹 회장 국현일을 죽이기 직전, 이자경의 마지막 인사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그간 감정을 숨기며 살아온 오욕과 원한의 세월을 고백한 장면을 살짝 띈 조소와 무미건조한 말투로 표해 소름끼치는 장면을 완성해낸 것. 동생의 심장을 빼앗은 원수이나 동시에 자신을 아껴준 양아버지 같은 존재이기에 국현일이 죽고 난 후 연민의 눈물을 훔치는 고현정의 감정 연기는 오랫동안 안방극장에 진한 잔상을 남겼다.

 

▶ 33회 조들호(박신양 분)에게 드러낸 이자경의 악녀 본색

33회에서는 고현정의 연기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됐다. 조들호에게 위기의식을 느낀 이자경이 처음으로 본색을 드러냈기 때문. 대산복지원의 피해자임을 상기시키며 상처를 건드리는 조들호를 향해 “내 본색을 보고 싶은거에요?”라며 위압적으로 대응했고, 이어 “국일그룹을 건드리는 자는 다 죽일거야”라며 살기를 폭발, 진짜 악마가 된 듯한 느낌마저 자아내 역시 고현정이라는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이렇듯 고현정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권력자로서 섬뜩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자경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 이해와 연민을 자아내고 있다. 종영까지 4회 만이 남은 가운데 고현정은 절대 악(惡) 이자경의 끝을 어떻게 그릴지 주목된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며 오는 25일(월) 37, 38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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