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선 협상 폐지 후 첫 FA 시즌 맞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녀 프로배구가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치고 15일부터 포스트시즌 일정에 들어간다.

포스트시즌 못지않게 배구팬들의 관심이 뜨거운 대목이 있다.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직후에 개장하는 스토브리그다.

13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올 시즌이 끝난 뒤 총 36명(남자부 24명, 여자부 12명)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FA 명단에는 정지석(대한항공), 노재욱(우리카드), 문성민, 신영석(이상 현대캐피탈), 양효진(현대건설) 등 남녀부 각 팀 핵심 선수들이 망라돼 있다.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어급'이 쏟아지는 이번 스토브리그는 폭발적인 배구 인기와 맞물려 각 구단의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대어'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 정지석이다.

정지석은 올 시즌 공격 성공률 3위(55.28%), 서브 6위(세트당 평균 0.37개), 디그와 리시브를 합한 수비 종합에서 2위(세트당 평균 5.12개)를 차지했다.

공격과 서브는 물론 수비까지 리베로 뺨칠 만큼 잘한다.

게다가 나이가 만으로 24세로 어리다. 올 시즌에도 가장 유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인데, 더 성장할 수 있는 여지까지 갖췄다.

올 시즌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 행사 때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7개 팀 감독 모두 정지석을 꼽았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올 시즌 뒤 FA인 정지석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고,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도 "기본기, 공격이 월등한 정지석을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단장님 보고 계시나요. 지석이가 내년에 FA랍니다. 준비 잘해주세요"라며 노골적으로 '구애'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을 무조건 잔류시킨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단속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정지석뿐만 아니라 김학민, 곽승석, 진성태, 황승빈 등 무려 5명이 무더기로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다른 팀이라면 충분히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차고도 남을 황승빈을 비롯해 우리카드에서 FA로 풀리는 세터 노재욱도 관심을 한몸에 받을 전망이다.

현대캐피탈 전력의 핵심인 국가대표 공격수 문성민과 센터 신영석도 FA 시장을 후끈 달굴 거물급 선수로 꼽힌다.

여자부에서는 양효진이 '원톱'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센터인 양효진을 놓고 현대건설이 집안 단속에 성공할지, 아니면 양효진이 다른 팀으로 이적해 새로운 기둥 노릇을 할지 관심을 끈다.

프로배구는 이번 시즌부터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 기간이 폐지됐다. 각 구단은 동등한 위치에서 계약 협상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챔프전 종료 3일 후에 한국배구연맹(KOVO)이 FA 자격 취득 선수 명단을 공시하면 그로부터 2주 동안 원소속 구단은 물론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FA 협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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