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봄기운이 완연한 3월 공연장에는 유독 모차르트가 많이 울려 퍼진다. 모차르트 특유의 맑고 투명한 음색은 화사한 봄과 잘 어울린다.

특히 이달 말 모차르트 작품으로 꾸미는 공연이 집중돼 '모차르트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굵직한 모차르트 오페라 두 편이 연달아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8~31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모차르트 말년 걸작인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타미노 왕자가 밤의 여왕 부탁을 받고 자라스트로에게 잡혀간 파미나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동화 같은 줄거리와 '밤의 여왕' 아리아 등 친숙한 선율이 많아 가족 오페라 대명사로 통한다.

작년 국립오페라단 가족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에 참여한 독일 연출가 파데와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이 다시 호흡을 맞춘다.

국립오페라단은 "타미노 왕자와 파미나 공주의 사랑을 비롯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 관계가 우연처럼 수많은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음을 그려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미노 역은 테너 허영훈와 김성현, 파미나 역은 소프라노 김순영과 윤상아가 맡는다. 밤의 여왕 역에는 소프라노 소니아 그라네, 자라스트로 역에는 베이스 양희준과 최웅조가 캐스팅됐다.

오는 29~30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가 공연된다.

지휘 거장 르네 야콥스가 이끄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페라와 '아시아 종달새'로 불리는 소프라노 임선혜 등 '고(古)음악계 드림팀'이 뭉친 작품이다. 이들은 2017년 '여자는 다 그래', 작년 '피가로의 결혼'에 이어 올해 '돈 조반니'로 모차르트 3부작을 마무리한다.

무대 연출이나 의상 없이 연주 중심으로 펼치는 콘서트 오페라 버전으로 공연됐지만, 성악가들의 실감 나는 연기와 세련된 연출로 생동감이 넘친다는 호평을 받았다.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 스타일을 선보이는 만큼 단아하고 정감 있는 음색도 이 시리즈 특징이다.

세비야의 소문난 바람둥이 돈 조반니가 기사장 딸인 돈나 안나 집에 침입하다 기사장과 맞닥뜨리자 그를 살해하고 도망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시향은 오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모차르트 스페셜'을 선보인다.

전곡을 모차르트 작품으로만 구성한 공연이다.

2006년부터 영국의 고음악 아카데미(AAM) 감독을 맡은 리처드 이가가 지휘를 맡아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 피아노 협주곡 24번, 교향곡 38번 '프라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을 들려준다.

특히 이가는 피아노 협주곡에서 지휘와 피아노 솔로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모차르트가 추구한 음악적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청중이 만끽하도록 이가는 창의적인 해석을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베를린필하모닉 수석 클라리넷 주자인 벤펠 푹스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도 감상한다.

푹스는 오는 30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명문 실내악단 자그레브 솔로이스츠와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

그가 선보일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클라리넷이란 악기의 음색과 특성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중 아프리카 평원의 석양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평화로운 선율이 이 작품 2악장이다.

금호아트홀 올해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오는 28일 공연하는 '리얼 소나타' 프로그램에도 모차르트 소나타 18번이 포함됐다.

신선하고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가볍지만 풍부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박종해는 이 작품과 함께 하이든의 건반소나타와 베토벤 소나타 6번 등을 함께 들려준다. 그가 독일에서 유학하며 과제처럼 익힌 독일 고전 소나타를 한 자리에 모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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