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망한다" 손님들이 되레 걱정…60~70대 노인·서민들이 단골
힘든 세상에 힘든 도전 선택한 50대 식당주 "힘들지만 버틸 것"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3명, 1만5천원입니다."

지난 27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전시장 내 가정식 뷔페식당.

일반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이지만 식당에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식당 앞 간판에는 가정식 뷔페와 5천원을 강조했다.

5천원을 선불로 주고 20여 가지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손님이 많았다.

식당 주인 송금호(55) 씨는 '싸고 맛있고 푸짐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60∼70대 단골이 많다고 말했다.

송씨는 "음식 간이 잘 맞으면 집밥처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골손님들은 "이 불경기에 1인당 5천원 받고 이렇게 막 퍼주다가 망하는 거 아니냐"고 이구동성 걱정한다.

일부 손님은 "사장님 이러면 곧 망한다. 이 맛이라면 500원, 1천원 인상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오히려 식당 주인을 걱정해준다.

지난해 12월 말 문을 연 이 식당에서 싼 가격에 많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곳은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있다.

주방팀(요리), 식자재 구매·물류팀(운반), 영업·판매팀(식당)으로 분류돼 있다.

식당에는 주방이 있지만, 음식을 데우거나 설거지를 하는 공간이다.

해운대 반여동에 있는 조리실에서 품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집밥처럼 요리한 음식을 부전동으로 가져오는 구조다.

반여동 조리실은 하루 5천인분을 요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식자재 원가를 낮추려고 매일 그날 사용 물량을 정하고 반여동 농산물도매시장에 가서 최상의 식재료를 산다고 한다.

매일 식당에 내는 고기류를 비롯해 20여 가지 반찬을 1인당 5천원을 받고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적자가 났다고 한다.

송씨는 "두 달 전에 식당 문을 열면서 간판에 5천원이라고 표시했는데 문을 닫으면 닫았지 절대 요금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송씨는 "현재 직원 9명이 근무하는데 인건비 부담 때문에 힘들다. 식자재를 비롯해 물가가 많이 올라 생각보다 힘든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을 해결하고자 매주 일요일 경품행사를 한다.

음식을 먹고 나서 그릇에 2% 이상 남기지 않고 자기 식탁을 깨끗하게 치우고 식기를 반납하는 손님에게 경품 응모권을 나눠주는 것.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추첨으로 20만원을 손님에게 시상한다.

송씨는 "박리다매로 운영되는 식당이기 때문에 하루 2천명이 이용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현재는 1천명 정도가 찾고 있다"며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서민이나 연세가 지긋한 노인들이 우리 식당을 많이 찾고 있어 최대한 버텨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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