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상징 DMZ에 남북통합 CIQ 도입통해 평화시설 자리매김 '의욕'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앞둔 시점서 제안…숙성까지는 시간ㆍ노력 필요

(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경기도가 DMZ(비무장지대) 내에 남북 통합 CIQ(세관ㆍ출입국심사ㆍ검역) 기능을 갖춘 가칭 '국제평화역' 설치를 정부에 제안하기로 해 시선을 끌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이달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정상회담을 갖고 종전선언 채택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는 시점과 맞물려 나온 구상이어서 더욱 그렇다.

홍지선 경기도 철도국장은 1일 도청에서 행한 브리핑에서 "남북 국제평화역 설치 제안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남북 통합CIQ 수행으로 통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고 남북 분단과 대치를 상징하는 DMZ가 앞으로는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정부에 제안하는 것이라면서 예상 사업비는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혀 계획의 '숙성'까지는 구체적 준비작업과 예산확보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경기도가 밝힌 국제평화역 설치 방안을 정리했다.

▲ 남북의 기존 CIQ = CIQ는 국가 간 이동을 할 때 거치는 세관검사(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 기능을 갖춘 출입사무소를 말한다.

현재 경의선 도라산역과 동해선 제진역에 CIQ가 조성돼 있다.

경의선은 철도남북CIQ와 도로남북CIQ가 있으며 개성공단 중단 전까지 개성공단과 개성관광으로 인해 도로CIQ가 운영됐다.

동해선 역시 철도남북CIQ와 도로남북CIQ가 있는데 금강산관광 중단 이전까지 도로 중심으로 운영됐다.

▲ 국제평화역으로 이름 붙인 이유는 =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북한을 통해 중국 횡단철도(TC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몽골 종단철도(TMGR) 등을 이용한 국제열차를 운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회원으로 가입(2018.6.7)돼 29개국의 약 28만km의 철도네트워크 이용이 가능하다.

북한과 중국은 이미 국제열차가 운영 중이기 때문에 향후 남북철도만 연결되면 중국까지는 바로 국제열차 운영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 국제평화역 설치비용은 = 도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용 산정을 위해서는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라산역 건설비용은 2002년 기준 약 100억원이 들었는데 국제평화역은 이보다 더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 국제평화역이 만들어지면 이용객은 어떤 혜택 = 국제평화역이 신설되면 한 장소에서 한 번에 출입국 심사가 가능하다. 그동안 남·북 측 CIQ에서 각각 진행된 심사 및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중국∼북한 국제열차는 신의주 국경에서 양측 심사로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이 소요되고 중간에 10분간 이동시간도 발생한다.

▲ 출입국심사가 국가 간 공동으로 이뤄지는 사례는 = 유럽 유로스타 국제열차의 영국 입국심사는 프랑스 파리 북역, 벨기에 브뤼셀미디역에서 영국심사관이 파견돼 프랑스와 벨기에 지역에서 이뤄진다.

미국과 캐나다의 암트랙 서부 노선의 경우도 밴쿠버에 있는 퍼시픽센트럴역(Pacific Central Station)에서 미국과 캐나다 심사관이 공동 근무하며 미국으로 사전출입국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 개통한 홍콩∼중국 고속열차의 경우 홍콩 카오룽 역에 중국 심사관이 파견 나와 홍콩 심사관과 공동으로 출입국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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