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구조된 고양이 극심한 영양실조…경찰, 30대 주인 조사 예정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집세를 내지 않고 도주하면서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원룸에 한 달간 방치한 3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동물학대)로 A(36)씨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과 동물단체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 한 원룸에서 몇 년간 살던 A씨는 지난달 초 돌연 짐을 챙겨 사라졌다.

집주인이 집세를 내라고 수차례 연락했지만 A씨는 받지 않았다.

결국 집주인이 이달 초 A씨 원룸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대신 집주인은 A씨 원룸에서 들릴 듯 말듯 희미한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예전 A씨가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사실을 알던 집주인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 동물단체에 신고했다.

동물단체가 원룸으로 출동해 재차 A씨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119 구조대원이 창문을 통해 원룸에 진입했다.

A씨 원룸에는 탈진한 고양이 1마리만 웅크린 채 남아있었다.

발견 당시 렉돌 품종인 이 고양이는 몸무게가 1.58㎏에 불과했고 저혈당에 급성신부전증 증상을 보이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는 A씨가 도주하면서 고양이를 한 달가량 방치한 것으로 보고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고양이 방치 이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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