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체제' 강화해 문대통령 국정 장악력 높여…집권중반 개혁정책 '고삐'
지지율 하락 속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로 반전 모색…정책성과 집중
총선 출마 참모진 교통정리도…설 전후 외교안보라인 교체여부·개각 관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단행하는 청와대 2기 참모진 인선의 특징은 친문(친문재인) 전진배치를 통한 '친정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와 강기정 정무수석 내정자는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힌다.

이번 인선에 포함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내정자는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노영민 비서실'은 '임종석 비서실'보다 친문 색채가 짙어지리라는 분석에 이견이 많지 않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높여 개혁정책 성과 내기에 고삐를 죄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기 청와대 참모진이 국가의 새 비전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정책 집행을 가장 강력하게 끌고 갈 진용을 갖추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의중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진을 내세워 뚝심 있게 개혁을 관철한다는 것이다. 집권 중반기로 접어들며 각종 개혁과제가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문 대통령의 용인술이라고 할 수 있다.

노 내정자와 강 내정자가 19대 국회 때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한 '정치적 동지'라는 점에서 구체적 성과를 위한 강력한 정책 집행 및 개혁과제 추진의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노 내정자는 조직본부장, 강 내정자는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아 정권창출에 기여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공직기강 해이 논란과 특별감찰반 사태 등으로 청와대 안팎이 어수선한 점 역시 인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연초 강력한 인적 개편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개혁정책은 물론 민생·경제 정책에서 성과를 거둬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 내정자의 경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거치는 등 산업정책에 조예가 깊다는 점, 강 내정자는 3선 중진의원 출신이라는 점, 윤 내정자는 언론계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내정자들의 전문성을 살린 실용적 인선이 이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인선은 문 대통령이 2020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참모진에게 길을 터 주는 의미도 가진다.

당장 재선 의원 출신인 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나 중구 등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17대 의원을 지낸 한병도 정무수석 역시 총선 도전이 유력시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입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경기 성남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리라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이와 맞물려 청와대 내 출마 희망자를 중심으로 비서관급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원우 민정비서관, 송인배 정무비서관, 조한기 1부속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대표적인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내달 2∼6일 설 연휴 전후에 일부 부처 장관들을 교체하며 인적 쇄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역시 내년 총선이 주요 고려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출신 장관인 동시에 문재인정부 초대 장관인 김부겸 행정안전·도종환 문화체육관광·김현미 국토교통,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만큼 교체 대상에 포함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인사쇄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 및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인선을 설 전후에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교체될 경우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그 자리로 이동할 수 있으리라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등 변수가 많아 지금으로서는 외교·안보라인 인선에 대해 뭐라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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