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정신적 충격·병세 악화 염려…치료가 최우선"
오늘 일반병실로 2명 더 옮길 가능성 커…원주 치료 2명도 조금씩 차도

(강릉=연합뉴스) 이종건 양지웅 박영서 기자 = 강원 강릉시 아라레이크 펜션사고가 일어난 지 사흘째인 20일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병세가 나아지고 있다.

일반병실로 옮겨진 학생은 걸어서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러 갈 정도로 회복했고, 이르면 오늘 2명이 더 일반병실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상 학생들은 아직 친구 3명이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의료진과 관계자들도 병세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염려하며 알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8시 30분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학생 5명 중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2명이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2시간가량 치료를 받았다.

이어 가장 먼저 의식을 회복한 학생이 고압산소치료센터로 향했고, 먼저 들어간 2명이 치료를 끝내고 나오자 대기 중이던 2명이 치료실로 들어갔다.

일반병실로 옮겨질 정도로 회복세가 뚜렷한 학생은 이날 걸어서 치료센터로 들어갔다.

이 학생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져 서울로 이송이 가능할 정도다.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있어 표정은 알 수 없었으나 의사들과 악수를 하는 모습에서 상태가 상당히 호전됐음을 읽을 수 있었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의사 소견으로는 이 학생 외 2명이 오늘 중 일반병실로 옮겨질 가능성이 아주 높을 정도로 호전됐다.

투석을 하는 한 학생도 의식을 회복하는 등 상당한 정도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구체적인 대화는 어려우나 인지 반응과 의사 표현을 조금씩 하는 상태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학생 5명이 전반적으로 나아지는 가운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있는 학생 2명도 미약하지만 호전되고 있다.

의식을 회복한 학생들은 극도로 심리적 불안감을 보이며, 아직 친구 3명이 세상을 떠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첫 회복 학생은 보호자들에게 친구들 상태를 많이 물어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모들은 충격을 염려해 "전부 괜찮다. 빨리 치료받고 돌아가자"는 대화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대책본부와 의료진도 치료를 최우선으로 두고 친구 사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과 이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해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김한근 사고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취재를 절대적으로 자제해 달라"며 "환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 주실 것을 대책본부 차원에서 정말로 간곡히 호소를 드린다"고 거듭 부탁하기도 했다.

사고대책본부는 부상 학생은 물론 가족들을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심리상담사를 배치해 가족들 심리 안정을 돕고 있다.

숨진 학생들 장례식은 유족 뜻에 따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용히 치러진다.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는 대성고등학교 옆 대성중학교에 마련돼 학생들이나 가까운 친구들 위주로만 분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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