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임성룡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가 폭행을 범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7)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조 전 코치의 상습폭행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심석희는 “그동안 피고인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라며 입을 열었다.

심석희가 밝힌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조 전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 진학 후에는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밀폐된 곳으로 끌고 들어가 무자비하게 폭행당했다. 다른 선수들도 고막이 찢어지는 등의 상해를 입을 정도로 맞았다. 선수생활을 그만둔 선수도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눈물까지 보이던 심석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고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내놨다.

또한 조 전 코치가 월드컵 대회에서 자신의 스케이트 날을 교체해 경기력을 떨어뜨리거나 대회를 앞두고 폭행한 것 등이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심 선수의 상처가 깊어 참담하다. 모두 내 책임이다”면서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다. 조금 더 성장하길 바란 나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1심 선고를 받은 뒤 석 달간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 심석희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진 것은 평창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1월 중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1월 17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이때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인 심 선수가 불참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심 선수가 전날 조 전 코치에게 폭행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다.

조 전 코치는 올 1월 중순 훈련 과정에서 심석희 등 선수 4명을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지난 9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 전 코치의 선고는 내년 1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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