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조연이 기자 = 얼굴살. 얼굴살이 무엇이냐?

얼굴살. 얼굴에 있는 살이다. 이 얼굴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굴 살이 많아서 고민이고, 얼굴살이 작아서 고민이다. 얼굴살이 쳐져서 고민이고, 얼굴살이 부어서 고민이다. 이 고민 덩어리인 얼굴살이 과연 무엇인지 물어 보면 갑자기 멍해진다. 그냥 얼굴에 있는 살 아니냐고 반문한다.

우리는 살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우리의 몸을 표현 할 때도 쓰지만 음식이나 추상적인 이미지를 나타낼 때도 쓰고 있다. 얼굴살, 허벅지살, 팔뚝살, 옆구리살도 있지만 안창살, 갈빗살, 앞다리살도 있다. 글에 살을 좀 붙이라는 말도 들어봤다. 다양하게 살을 쓰고 있다. 

“살” 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나 동물의 뼈를 싸서 몸을 이루는 부드러운 부분” 이다. 뼈가  우리 몸 깊숙이 틀을 구성하는 단단한 조직, 경부조직이라면 뼈를 둘러싼 연부조직이 살이다. 얼굴살은 다시 말해 얼굴 뼈를 둘러싼 물렁물렁한 조직을 통칭한다.

하지만 우리는 얼굴살이라는 표현을 할 때 얼굴 지방에 국한시켜 말하는 잘못을 저지른다. 얼굴살은 지방덩어리라는 착각에서 온 오류다. 또한 살이라는 말을 혼돈스럽게 사용한 결과 아직도 정확한 범위를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간 자리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다. 메뉴는 족발이다. 고등학교 동창이 주문을 한다. “여기 족발, 앞다리살로 주시고, 보쌈도 같이 주세요. 보쌈은 비계 빼고 살로만 주세요. 요즈음 뱃살이 쪄서 와이프가 살코기만 먹으래. 단백질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니.” 주문은 이렇게 끝난다. 

살이 4번이나 쓰였다. 앞다리살, 살로만, 살이 쪄서, 살코기. 글자는 똑같은데 지칭하는 부위는 전혀 다르다. 앞다리살은 앞에서 말한 연부조직을 통칭해서 썼지만, 살로만의 살과 살코기의 살은 근육부위를, 뱃살은 대개 지방부위를 말하고 있다. 대화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우리는 늘상 이렇게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따로 떼어 놓고 보니 살이라는 단어를 우리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얼굴살도 어떤 때는 연부조직 전체를, 어떤 상황에서는 지방부위나 근육 부위를 가르킨다. 필자가 얼굴살관리 전문 클리닉을 오픈한지 7년째이지만, 얼굴살에 불만이 많은 고객들은 여전히 혼용해서 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볼살이 너무 많아서 햄토리 같아요”, “아침마다 얼굴살이 부어서 터질 것 같아요”, “저는 다른데는 살이 안찌는데 얼굴만 살이 쪄요”, “얼굴 살이 너무 빠져서 확 나이가 들어 보여요”, “안면윤곽수술을 받았는데, 살이 쳐졌어요”, “오징어를 많이 씹었더니만 턱살이 확 늘었어요” 등등 많은 고민을 안고 진료실을 찾아온다. 그러면 그들의 상황에 맞는 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얼굴살. 많아도 문제고, 작아도 문제다, 쳐저도 문제고 부어도 문제다. 본인의 나이에 맞게 혹은 본인의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얼굴 살을 갖고 싶은 건 모든 사람들의 소원이다. 그러나 얼굴살이 과연 무엇이고, 어떤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각 부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 젊고 볼륨감 있고 탄력 있는 얼굴살을 가지고 싶은 것은 공허한 바램에 불과하다. 노력해야한다. 얼굴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얼굴살을 가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얼굴이라는 말은 얼꼴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얼’이란 인간의 정신이나 내면상태를 가르키는 순수 우리말로 얼꼴은 우리 내면의 모습을 ‘꼴’의 형태로 나타낸 표현이다. (꼴은 겉으로 보이는 사물의 모양을 나타낸다) 즉 얼굴은 우리의 마음을 담은 거울이다. 그래서 얼굴이 좋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는 말은 얼굴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까지 좋아 보인다는 것을 은연중에 나타낸다.

하지만 이때 얼굴 좋다는 표현이 단순한 외모가 잘생겼다거나 이쁜 것을 말하지 않는다. 평소 보다 얼굴 좋다거나, 최근 얼굴이 좋아졌다 말은 생기 있어 보이고, 건강해 보이는 것이지, 갑자기 성형수수을 해서 코가 높아지거나, 눈이 커진 것은 아니다. 외모가 달라진게 아니고, 분위기나 느낌이 좋아진 것이다. 인상이 좋아져서다. 그리고 그 좋아진 인상은 갑자기 외모가 달라져서가 아니고, 꾸준히 얼굴 살을 잘 관리해서 나온 결과이다. 

외모가 6번째 스펙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외모만큼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이미지다. 호감 가는 이미지가 잘 생긴 외모보다 오래 기억되고,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얼굴은 내면의 나타내는 거울이기에 따뜻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그 온도는 오랫동안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이미지, 호감가는 인상의 첫 시작은 얼굴살 관리에서 시작된다. 얼굴 뼈를 깍고 줄인다고 좋은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얼굴살의 비밀은 무엇일까? 도대체 어떤 부위로 이루어져 있고 또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왜 나이가 들면 변화하는 것일까? 이제부터 하나씩 실체를 설명하고자 한다.

- [전문의 칼럼]의 디마레클리닉 이하영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인턴/레지던트수료 후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수소의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미용성형의 명의16인 지방이식편", "한국의 명의 40인 지방이식편"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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