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못 채우면 바퀴벌레 먹게 하겠다" 협박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실적목표를 못 채운 직원들에게 오줌을 마시게 한 '상사 갑질' 행태가 중국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구이저우(貴州) 성 쭌이(遵義) 시에 있는 주택개발회사의 한 직원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간부들의 가혹한 체벌을 폭로하는 글과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직원들이 손으로 코를 막은 채 소변으로 추정되는 노란색 액체를 마시는 모습이 나온다.

일부 직원이 가죽 벨트로 수차례 상체를 맞고,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는 모습도 담겼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삭제되기 전까지 조회 수가 54만 건에 달했다.

삭제 후에도 영상을 캡처한 이미지는 계속 퍼져나갔고, 중국내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캡처된 이미지에는 회사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이달 말까지 영업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팀장은 바퀴벌레 세 마리를 먹어야 한다"고 협박하는 문자 메시지가 담겼다.

관리자들은 "식초나 화장실 물을 마시게 하겠다", "길거리에서 콘돔과 생리대를 팔게 하겠다", "머리카락을 밀어버리겠다"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이들 관리자 세 명은 체포됐다.

공안 당국은 이 가운데 두 명은 열흘간, 나머지 한 명은 닷새간 구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은 이유에 대해 "두 달 치 월급이 밀렸고, 그만두면 회사가 퇴직금을 깎겠다고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극단적인 방법으로 실적 미달 직원을 체벌하는 사례가 가끔 등장해 공분을 산다.

지난 5월에는 후베이(湖北) 성 이창(宜昌) 시의 한 기업 직원들이 근무태도 불량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는 동영상이 유포됐다.

동영상에는 유니폼 차림의 여성이 나란히 서 있는 남성 직원 여섯 명의 뺨을 차례로 여러 번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직원이 뺨을 모두 맞자 나머지 직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책임자로 보이는 남성이 중앙에 서 있는 동안 10여 명의 직원이 그 주위를 기어 다니면서 구호를 외치는 장면도 있었다.

중국 기업의 이 같은 문화에는 직원들을 대변할 노조의 독자적인 활동이나 파업 등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에는 비인간적인 대우에 항의했다가 해고당한 제조업체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나선 대학생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