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리아 무장단체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씨가 억류된 지 3년 4개월 만에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스다가 석방돼 터키로 출국했다는 카타르 정부의 연락을 받았다"며 "야스다 씨가 터키 당국 시설에 머무르고 있으며, 본인일 확률이 높다"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 언론은 야스다 씨의 석방 과정에서 금전 거래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의식을 갖고 있고, 대화할 정도"라고 전했고 또 "몸값 지불을 포함한 거래는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지통신에 따르면 영국에 있는 시리아 인권감시단의 압둘라 라흐만 대표는 "몸값은 일본이 아니라 카타르가 지불했다"며 "억류 언론인 석방에 힘을 다했다는 것을 카타르가 국제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석방 소식을 접하고 안도하고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본인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석방 과정에서 카타르, 터키가 크게 협력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납치됐던 야스다 씨는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지난 2015년 6월 시리아에서 행방불명됐었다.
야스다 씨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진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알누스라 전선은 납치 후 1~2개월 내에 일본 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그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에 넘기겠다고 밝혔고 그동안 야스다 씨 추정 인물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4차례 공개됐다.
야스다 씨 추정 인물은 지난달 31일 '시리아의 일본인 인질로부터의 호소'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상에서 일본어로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면서 도와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인터넷에 공개된 20초 분량의 동영상에 IS 영상에서 등장하는 인질과 비슷한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야스다 씨 추정 인물이 수염을 덥수룩이 기른 초췌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의 뒤편에는 검은색 옷차림에 복면을 한 2명이 총을 든 채 서 있었다.
영상에서 그는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르'입니다. 한국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지금은 2018년 7월 25일입니다. 상당히 나쁜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바로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가 "한국인"이라고 발언했으나 모두 일본어로 말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동영상 속 인물을 일본 언론인 야스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특히 그가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국적을 말한 데는 "지난 2015년 일본인 2명이 이슬람 국가(IS)에 의해 참수된 일이 있기 때문에 야스다가 일부러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국적을 밝힌 것 "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번에 석방된 인물에 대한 신원 확인을 위해 터키에 외무성 직원을 파견했으며 24일 오후 3시 이후 본인 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