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는 벤과 재키 벨냅 부부는 최근 부부의 공통취미인 유타대학 풋볼경기 시즌 티켓을 1천60달러(약 119만 원)를 주고 구입했다.

시즌권이다 보니 목돈이 들어갔고, 당장 현찰이 부족해 부모에게서 티켓 살 돈을 빌렸다. 나중에 조금씩 저축해 갚을 돈을 서류 캐비넷에 넣어뒀다.

부모에게 돈을 돌려드려야 할 때라고 메모해둔 날이 되자 재키는 캐비넷을 뒤졌지만 '고이 모셔둔' 돈 봉투가 온데간데 없었다.

집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거금'의 행방이 묘연했다.

그때 평소 기계에 관심이 많던 두 살배기 아들 레오가 떠올랐다.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우편물처럼 중요하지만 쓸모가 없게 된 종이는 여기다 넣어 처리하는 것이란다고 일러주던 문서 파쇄기에 유독 눈길을 주던 레오였다.

아니나 다를까 사라진 1천60달러 상당의 지폐는 파쇄기 문서 처리통 안에서 발견됐다.

아들이 쓸모없는 우편물을 떠올린 듯 깨끗하게 갈아버리고 난 뒤였다.

재키는 5일(현지시간) 일간 USA투데이에 "아들이 편지봉투를 파쇄하는 걸 종종 도와주곤 했는데 스스로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벤과 재키는 미 재무부에 도움을 청했는데 다행히 희망적인 응답이 왔다.

재무부의 훼손화폐 담당자는 "허리케인이나 홍수 같은 재해로 지폐가 물에 젖었거나 심하게 훼손됐을 경우 복원하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줬다.

이들 부부는 실수로 파쇄된 지폐 다발의 경우 복원에 1∼2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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