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예상보다 적어…주말부터 곳곳 낮 최고기온 30도 넘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제19호 태풍 '솔릭'이 24일 한반도를 관통했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비를 뿌리지는 않아 기록적인 폭염을 꺾는 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전국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지난 22일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제주에는 302.3㎜의 많은 비가 내렸다. 강진(246.0㎜), 목포(153.2㎜), 대관령(124.4㎜) 등도 누적 강수량이 100㎜를 훌쩍 넘었다.

그러나 서울의 누적 강수량은 7.0㎜에 그쳤다. 대전(21.4㎜), 춘천(27.7㎜), 강릉(37.5㎜) 등 태풍 진로 주변 지역에서도 강수량이 예상만큼 많지는 않았다.

태풍이 동반하는 비는 폭염으로 데워진 지표면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비가 충분히 내리면 지표면 온도를 4∼5도 낮출 수 있다.

솔릭에 앞서 한반도로 접근했던 태풍 '종다리'와 '야기' 등이 폭염과 가뭄을 동시에 해소해줄 '효자 태풍'으로 기대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한반도를 비켜간 '종다리'나 '야기'와 달리 솔릭은 한반도를 관통했음에도 전국적으로 충분한 비를 내리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솔릭이 지나가는 동안 잠시 주춤했던 더위는 곧 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동쪽에 형성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동안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잠시 흔들렸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자리를 잡아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상청은 지난 23일 발표한 '2018년 가을철 전망'에서 북태평양의 영향을 받는 다음 달 중반까지는 여름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 수준의 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이번 여름 폭염에 영향을 줬던 티베트 고기압은 이미 약해진 상태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이 지나가면 기압계 배치가 흐트러져 다시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탓에 선형적인 예상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낮 최고기온 30도를 넘는 더위가 이어지더라도 폭염 수준의 날씨는 많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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