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투쟁이 우리를 만나게 해"…인권운동가로 적극 활동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 피해자로 IS의 만행을 고발한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 무라드(25)가 동족 인권운동가와 약혼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무라드는 이날 트위터에 야지디족 인권운동가 아비드 샴딘과 약혼한 사실을 발표하며 "우리 민족의 투쟁이 우리를 만나게 했다. 우리는 함께 이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샴딘 역시 트위터에 "우리 둘 모두의 삶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에 만났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거대한 투쟁에서 싸우는 동안 사랑을 찾아냈다"고 썼다.

IS는 지난 2014년 8월 이라크 북서부 신자르 지역을 장악하고 이곳에 거주하던 야지디족 수천 명을 죽이고 여성 2천명을 납치해 성노예로 삼거나 노예시장에 팔아넘겼다.

이때 무라드의 남자 형제 6명이 모두 살해됐고, 무라드는 모술로 끌려가 IS 성노예로 팔려 다니고 집단강간을 당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

3개월간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무라드는 IS 대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가까스로 탈출, 2015년 난민으로 인정받아 독일에 살고 있다.

인권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2016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첫 '인신매매 생존자 존엄성'을 위한 친선대사로 임명됐으며, IS의 만행을 고발하고 야지디족 보호 캠페인을 벌인 공로로 유럽평의회 인권상과 유럽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야지디족은 인종적으로는 쿠르드계로 조로아스터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이 혼합된 종교를 믿고 있으나 무슬림 이웃들과 조화를 이루며 공존해왔다.

그러나 IS는 야지디족을 이단으로 몰아 학살·납치하고 거리와 주택, 사원을 폭파했으며 무슬림 주민들에게 야지디족 이웃을 박해하도록 선동했다.

IS의 이런 만행은 미국 등 서방 세계가 IS에 맞설 국제동맹군을 결성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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