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시 울주군 가지산의 바위 수십 군데에 누군가 무단으로 화살표 그림을 그려놔 등산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달 22일 등산객 A씨는 경남 양산시 산내면 석남터널에서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 정상으로 올라가던 중 깜짝 놀랐다.

누군가 바위 위에 파란색 화살표를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파란색 래커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화살표는 3㎞가 넘는 등산로 곳곳에서 발견됐다.

A씨가 확인한 것만 해도 30여 군데가 넘었다.

화살표는 대부분 등산로 바위 위에 20∼30m 간격으로 그려졌으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

A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어떤 단체에서 등산하러 왔다가 회원들이 길을 찾기 쉽도록 표시를 해 놓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등산로는 외길인 데다 표지판까지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면서 "이렇게 산을 훼손하는 몰지각한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등산객의 민원을 접수한 울주군 한 관계자는 "누가 그러한 표식을 그렸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가지산의 범위가 다른 시·도에 걸쳐 있어 표식의 자세한 위치를 파악해 관할 행정기관을 확인한 뒤 조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지산은 1천m 이상의 산군이 이어진 '영남 알프스'를 이루고 있는 대표 산으로, 울주군과 경남 밀양시, 경북 청도군 등에 걸쳐 있다. 도립공원으로도 지정돼 있다.

한편, 가지산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한 동호회 회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오는 4일 바위에 그려진 표식을 지울 계획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