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모 여고 학생들 "여성이 아이 낳는 기계인가…성적 수치심" 사과 요구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대전의 한 여고에서 교사가 수업시간에 "우리나라가 왜놈보다 못한 이유가 다 애를 안 낳아서 그렇다. 너희는 피임약도 먹지 말고 콘돔이나 피임기구도 쓰지 말고 임신해서 애를 낳아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교사는 지난 9일 오전 1학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이처럼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에 '17살 여고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처럼 묘사함으로써 여성 인권을 유린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트위터에 이를 알렸다.

학생들은 트위터를 통해 "모 교사는 저희를 애 낳는 자궁, 저출산의 원인으로 취급하고, 국력을 높이기 위해 콘돔 사용을 자제하고 피임을 하지 말라는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으니 이것을 공론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모 선생님의 발언으로 인해 미투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와 그 외의 내부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올렸다.

사태가 확산하자 시교육청은 10일 해당 학교를 방문, 사실 여부를 파악한 뒤 행정지도 등을 한 상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교사는 '일본을 이겨야 한다'고 말하며 인구 늘리기 차원에서 이런 발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교실을 다니며 학생들에게 사과했다"며 "회의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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