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윤규 기자 = 현대건설이 외국인 선수 소냐를 제외한 라인업으로 IBK기업은행을 제압했다.

현대건설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18-25, 25-20, 25-23, 28-26)로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 소냐를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호흡 문제가 크다는 판단. 결국 이 감독은 평소 손발을 맞춰온 국내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한 채 승부에 나섰다.

1차전서 3-0 완승을 거둔 IBK는 이날 역시 1세트를 큰 점수로 제압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다. 세트 초반 5-9로 앞설 때까지 허용한 공격 득점은 단 1점뿐. 범실은 많았지만 현대건설의 기둥 양효진을 시작부터 연속으로 블로킹하면서 기를 꺾었다.

현대건설은 김세영의 서브 에이스 등 3연속 득점을 통해 3점차로 추격했으나(8-11) 무려 4차례나 범실을 저지르는 등 8연속 득점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8-19). 막판 추격 분위기를 내며 점수차를 조금이나마 좁힌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현대건설은 1세트 중반 교체 투입되어 활약한 한유미를 선발로 출장시키며 분위기를 바꿨다. 현대건설은 한유미의 공격 득점과 이다영의 블로킹으로 초반 기세를 잡았고, 황연주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본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IBK도 반격했다. 5점차 뒤진 세트 중반 메디의 4연속 득점을 통해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14-13).

그러나 현대건설은 황민경, 한유미, 황연주의 날개 공격수들이 맹공을 퍼부으며 다시 리드를 벌렸고, 양효진이 세트를 마무리하며 시리즈 최초로 세트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현대건설은 세트 초반 4점차를 만들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지만, 연속 범실을 시작으로 공격 차단과 리시브 실패가 쏟아지며 곧바로 5점을 내준 채 역전을 허용했다(6-7). 이후 양팀은 세트 중반까지 접전을 펼쳤다.

IBK 이정철 감독은 2점 뒤진 세트 중반 세터 이고은을 투입했고, 김수지의 블로킹과 메디의 득점 등을 묶어 16-21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 3세트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현대건설의 뒷심은 무서웠다. 현대건설은 한유미를 재투입, 김세영과 양효진의 블로킹으로 추격을 시작해 1점차까지 따라붙는 괴력을 발휘했다.

22-23에서 한유미의 공격이 아웃되며 무너지는 듯 했으나, 이도희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이고은의 네트 터치를 잡아내며 추격 무드를 살렸다. 결국 황연주의 서브 에이스와 한유미의 공격 득점으로 역전극이 완성됐다.

결국 현대건설이 4세트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4세트는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다. 중반까지 현대건설이 앞서나가면 IBK가 뒤집는 상황이 계속됐다. 현대건설은 13-15에서 대거 6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으나, 메디의 연속 다이렉트와 황연주의 연속 범실로 다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19-20).

그러나 현대건설 역시 끈질긴 디그로 메디의 공격을 버텨내면서 끝까지 저항했고, 막판 듀스 접전에서 고예림을 상대로 두 개의 서브 에이스를 얻어내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완벽한 분배를 통해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19득점의 양효진을 필두로 황연주(16득점)와 황민경, 한유미(각각 10득점)가 그 주인공. 황민경은 김연견과 함께 메디의 공격을 연신 막아내며 수비에서도 승리에 기여했다.

IBK는 메디 혼자서 경기를 했다. 메디는 50%에 달하는 높은 공격점유율 속에 35득점을 올렸으나 16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고, 고예림이 6개의 리시브 실패로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김수지는 7블로킹으로 활약했으나 공격에서 단 2득점에 그쳤다(총 10득점). 시즌 도중 안 좋았던 경기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

이날 현대건설의 승리로 플레이오프는 1:1 동률이 됐다. 플레이오프는 3판 2선승제로 3차전을 제압하는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두 팀의 최종 3차전은 오는 21일 기업은행의 홈 화성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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